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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대 졸업생이 쓴 황교수님에 대한 단상 황우석 사건 자료실

수의대 졸업생이 쓴 황우석 교수님에 대한 단상
최근 황우석 교수님과 관련하여 수많은 논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저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써 이번 사태를 보면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습니다.

논문 조작이나 줄기세포 바꿔치기 등에 대해서 저도 할 말이 많지만 이미 많은 분들이 언론들의 행태와 서울대 조사위 발표의 의문점들에 대해서 자세히 올려주셔서 제가 글 하나 더 보태더라도 별로 도움이 되지 못할 것으로 생각되어 그동안 눈팅만 하였습니다. 그러다가 지난번 1월에 있었던 황교수님의 사과 기자 회견을 보았고, 뒤에 연구원들을 대동해서 인질로 놓고 이용했다고 황교수님을 비난하는 글을 브릭과 언론 기사들에서 본 후에 이 글을 쓰고자 마음먹었습니다. 워낙 글 쓰기를 싫어하는 성격이다 보니 차일피일 미루다가 오늘에야 큰 맘 먹고 이 글을 올립니다.

간단히 제 소개를 하면 서울대 수의과대학 학부 및 석사과정 (산과실은 아니었음)을 졸업했으며, 학부때는 황교수님과 이병천 교수님에게서 수의 산과학을 배웠으며 대학원 때도 실험 등으로 인해 자주 뵈었습니다. 따라서 황우석 교수님에 대해서 다른 사람보다는 조금 더 잘 안다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황교수님과 어떤 특정한 관계인 것은 아니므로 오해는 사절합니다.

최근 황교수님의 인격과 성품에 대해서 가식이라고 의심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특히 소위 과학자라고 하는 사람들), 이는 전혀 근거없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황교수님의 성품에 대해서 제가 겪었던 일을 한 가지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제가 대학원생일 때 결혼을 하게 되었는데, 제가 있던 교실 일이 너무 바빴고 제 안사람이 지방 출신이라 교수님 모두에게 인사드리고 청첩장을 돌릴 수 없었습니다. 따라서 황교수님께는 인사드리러 가지 못했습니다. 나중에 결혼식이 끝나고 신혼여행을 다녀 와서 다시 뵈었을 때 황교수님께 "너 나를 다시 보기 싫은 거냐"고무지 혼났습니다. 아시다시피 저는 그때 일개 석사과정 대학원생이었고,황교수님은 그때 한참 떠오르는 분이셨는데도 저에게 그렇게 성실하게 대했던 것입니다. 그 외에도 황교수님은 주변의 모든 사람들에게 부드럽고 웃는 얼굴로 항상 대하셨습니다. 이것이 가식이라면 평생동안 변함없이 성실한 가식도 있다는 것입니까? 그러한 가식이 있다고 한다면 저는 그것을 몸에 밴 인품이라고 정의하고 싶습니다.

브릭과 언론들에서 연구원들을 기자 회견장에 인질로 데려와서 이용했다고 하는 글에 대해서도 저는 사실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제 경험을 한 가지 더 말씀드리겠습니다. 황교수님과 같이 제 지도 교수님이 공동 과제로 연구하는 것이 있어서 중간발표를 하러 갔습니다. 3년간 지속되는 과제였는데 중간 발표에 대한 심사위원들의 심사 결과에 따라서 연구비가 끊기기도 하는 중요한 자리입니다. 원래 제 지도교수님께서 가셔야 하지만 미국에 학회 참석하러 가시는 바람에 제가 대신 가게 되었습니다. 그냥 황교수님이 발표해도 되지만 공통 과제 중에 우리 교실에서 맡은 분야에 대해서는 황교수님은 잘 모르셨으므로, 같이 참석하여 설명하고 질문 받는데 도움이 되고자 이 분야의 전공자를 요청하여 동반하신 것입니다. 아니나 다를까 여러 질문들 중에 제가 전공한 분야에 대한 것이 있었는데, 황교수님이 지명하셔서 제가 질문에 대한 대답을 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지난번 기자 회견에서의 김수 연구원의 대답을 보면서 저의 지난 일이 오버랩되었습니다. 이로 보아 결코 황교수님은 의도적으로 이용하려고 연구원들을 데려가신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저의 지난 경험적 사례에서 보듯이 황교수님이 모든 것을 알 수는 없으며, 이번 사태는 황교수님은 파트너 (미즈메디)를 믿었기 때문에 (공동 연구는 당연히 상호 신뢰를 전제로 함) 생긴 것으로 생각됩니다. 즉, 공동 연구에서 파트너가 속이려고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속일 수 있다는 것을 공동 연구를 해 본 사람들은 충분히 이해하는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또한 황교수님의 산과실 대학원생들의 생활에 대해서 말씀드립니다. 제가 대학원생으로 있던 시절에도 산과실의 대학원생들은 밤낮 없이 실험에 몰두하는 걸로 유명했습니다. 그때 기억에 있는 것은 산과실에 가면 대학원실 옆에 조그만 공간이 있고 2층 침대인가가 있었습니다. 대학원생들이 밤새워 실험하다가 잠깐씩 눈을 붙이던 장소였습니다. 밤새워 현미경 들여다보며 난자를 수거하고 미세조작하는 작업은 정말 눈 빠지며 머리가 깨질 정도로 고도의 집중력과 고통을 동반한 일이었습니다. 산과실은 수의과대학 대학원교실의 3D 업종의 하나였습니다. 그때 다녔던 많은 다른 교실의 대학원생들도 산과실의 이러한 사정을 잘 알고 있었으므로 불쌍하게 여기기도 하였고 존경하는 마음이 있었던 것이 기억납니다. 그런 고통스런 과정을 거쳤었기에, 사이언스에 논문이 나간다는 발표가 있었을 때 저는 놀랐지만 당연히 그런 영광을 받을 만 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것을 사기로 몰아붙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사기를 치려면 사기의 결과 큰 이익이 있을 때에 또한 되도록이면 힘들이지 않고 사기를 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황교수님께서는 거의 20년 간을 하루 4-5시간을 자며, 휴일도 없이 강행군하며 연구에 몰두했습니다. 이런 사기꾼을 보신 적 있습니까? 만약 사기꾼이라면 무엇을 위해서 그러한 노력을 하셨겠습니까? 돈? 이미 돈이 되는 모든 특허는 국가에 귀속시켰으므로, 돈은 아니라고 판명되었습니다. 그렇다면 명예? 황교수님은 이미 수의사로서 많은 이름이 나셨고 충분한 명예를 얻으셨습니다. 그런데 들통날 것이 뻔한 조작을 하여 전 세계를 상대로 사기를 쳤다는 것은 위험 부담이 너무 크며, 시간이 지나면 반드시 밝혀지는 (과학적 검증에 의해서) 사기를 쳤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 것입니다. 저는 이번 사태는 황교수님이 미즈메디와 학제간 공동 연구를 하시다가 파트너인 미즈메디에게 속았으며, 처음에는 연구책임자로 파트너를 믿었으므로 그들을 보호하려고 해명하다보니 PD 수첩에 나왔던 당황스런 상황들이 발생하였다고 생각합니다.

조금 부끄러운 말씀을 드려야겠습니다. 딴지 일보에 실렸던 자연대 박사과정 연구원의 말대로 수의과대학 교실들은 기초가 부족합니다. 즉 줄기세포 배양이나 분자 생물학적 여러 기법들에 대해서 비록 실험을 하고 그 방법을 사용하지만 그 전공자가 보면 부족하기 마련입니다. 왜냐하면 수의과대학도 의과대학과 마찬가지로 임상을 전제로 배우는 과정이기 때문에 깊이 있는 기초를 배우기 힘듭니다. 또한 대학원실에서도 응용하는 기법들은 사용을 하지만 깊이 있게 공부하지 못합니다. 자신의 전공을 공부하고 실험하는데도 바쁘기 때문입니다. 이번 황교수님 사태도 황교수님의 줄기 세포에 대한 전문 지식이 부족했었기 때문에, 그리고 학제간 공동 연구의 특성상 한쪽에서 속이는데 대한 검증 과정의 미비로 인해서 발생했다고 생각합니다.

얼마 전에 모 언론에서 이전에 황교수님의 수업에서 성희롱 논란이 있었다고 하는 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전 이것을 보고 웃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황교수님은 수의 산과를 전공하셨으며, 수업시간에 당연히 허리하학적인 이야기가 많이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또한 수업 중반에 이르면 학생들이 졸거나 집중력이 떨어지게 마련인데 환기시키기 위해서 우스갯소리 삼아서 여러가지 예를 들어 재미있게 수업하셨던 것이 생각납니다. 만약 그때 문제가 되었다면 그당시 수업을 들었던 수의과대학 여학생들이 먼저 문제 제기를 하였어야 하는데 저는 당시에도 그렇지만 지금도 수의과대학 여학생들이 이러한 문제 제기를 하였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이는 황교수님의 얘기하신 의도가 성희롱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산과의 특성상 수업 내용을 더 잘 이해하도록 예를 든 것이기 때문입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글재주도 부족하고 특별한 주제도 없이 생각나는 대로 몇자 써 보았습니다. 주요 언론들을 보고 절망하다가도, 여러 누리꾼들의 살아있는 정신과 참여 의식이 우러나온 글들을 보고 아직 우리나라가 살 만한 곳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낍니다. 어서 빨리 이번 사태가 잘 해결되어 황교수님이 계셔야 할 자리인 연구실로 복귀하셔서 연구를 계속하시면 좋겠습니다.





[출처] 수의대 졸업생이 쓴 황교수님에 대한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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