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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우리 나라 수출의 문제점, 내수 부진의 이유 세일러님 글 모음

  • 경제토론 우리 나라 수출의 문제점, 내수 부진의 이유 [65]
  • 세일러 세일러님프로필이미지 번호 459025 | 2008.12.23 IP 125.129.***.46 조회 3053 주소복사
앞 글들을 통해 미국에서 시작된 경제위기로 전세계가 흔들리는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특히 미국의 과소비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동아시아의 수출주도형 국가들이 더욱 곤란한 처지에 놓여있다는 사정을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그 중에서도 유독 우리 나라가 더욱 흔들리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왜 그런지 그 이유를 살펴보려고 합니다.
흔히 언론에 나오는 분석 중에 우리 나라가 이머징 마켓 중에서는 규모가 커서 외국인들 입장에서 팔기가 쉽고, 또 외환시장이 자율화 되어 있어서 자본을 빼내가기가 쉽다 보니 그렇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맞는 얘기입니다. 이는 문제의 기술적 측면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 글에서는 기술적 측면이 아니라 경제의 질적 측면, 펀더멘털적인 측면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다음 표는 우리 나라의 역대 수출의존도를 정리한 표입니다.
표를 살펴보시면 98년 외환위기 이후 수출의존도가 눈에 띄게 높아졌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01, 02년에 좀 줄어드는 듯 하더니 다시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습니다.
98년 외환위기 이후 이렇게 수출의존도가 높아지게 된 것은 외환부도를 맞아서 국가 전체가 위기에 처했던 충격 때문에 기업과 국민 모두가 수출에 매달렸기 때문입니다. 10년 내내 고생해서 이제 세계 6위의 외환보유고를 쌓을 정도로 발전했지요.
그런데 그 반작용으로 한 쪽 방향으로의 과도한 쏠림이 생겼고 부작용이 생겼습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우리 나라에서 대기업들이 갖는 위상이 98년 이전에는 지금 정도까지 높지는 않았습니다. 98년 이후로 우리 대기업들은 국민들의 '존경'의 대상으로 까지 격상됩니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 회장들의 말 한 마디는 신문에 대서특필되고 정치인, 관료들은 물론 국민들까지 진지하게 귀를 기울입니다.
저는 이게 IMF 경제위기가 우리 국민들의 마음 속에 깊은 상처를 남겼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수출해서 달러를 벌어들이는 대기업들은 IMF 위기로부터 나라를 구하는 영웅적인 존재로 받아들여집니다(의식적으로는 아닐지라도 무의식적으로는 그렇다고 봅니다).
대기업의 행동은 왠만하면 다 용서가 됩니다. 왠만한 탈법행위 쯤 국민들은 다 눈감아주고 애써 모른체 합니다.
98년 위기 이후 우리 나라의 모든 정책은 너무 수출하는 대기업 위주로 운용이 되었습니다. 앞선 글에서 메이저 언론들도 대기업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고 썼습니다. 정치인, 관료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국민들까지 일방적인 성원을 보냈습니다. 그로 인해 나라의 모든 정책이 수출 대기업 위주로 운용되었고 그 결과가 위와 같은 표라고 생각합니다.
글을 쓰는 제가 反기업적인 사람이라고는 생각지 말아 주십시오. 저는 한쪽으로의 일방적인 쏠림은 필경 부작용을 낳을 수 밖에 없다고 보고(이번에 일련의 사태를 보면서 더욱 그런 생각이 굳어지네요) 좀 균형을 잡고 싶을 뿐입니다.
오히려 제가 진정한 親기업주의자일 것입니다. 저는 우리 국가의 富는 기업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업이 살아야 우리나라가 산다고 봅니다. 그리고 지금 상황에서는 우리 나라 기업들이 행여 외국자본에 대대적으로 넘어가는 사태가 벌어지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습니다. 우리 기업들을 외국자본에게 헐값에 뺏기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일부 기업들의 부도덕한 행태를 비난하지 말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비난할 것은 비난하고 존중할 것은 존중하고 할 때라야 비로소 우리 기업들도 건강해지고, 우리 한국 경제도 건강해질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수출에 관해 정리한 표를 한 가지 더 보겠습니다.


각 나라의 수출액과 흑자금액, 흑자의 비율을 정리한 표입니다. 먼저 우리 나라의 수출액과 일본의 수출액을 한 번 비교해보십시오. 98년엔 우리나라 수출액이 일본 수출액의 34% 쯤 됩니다. 그러던 것이 07년에는 53%, 일본 수출총액의 반이 넘습니다.
일본의 인구가 우리 남한의 3배 가까이 되는 것을 고려하면 인구 1인당 수출액은 우리나라가 훨씬 많습니다. 이처럼 수출총액으로 보면 우리나라는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인 일본을 점점 쫓아가고 있고 1인당 기준으로는 벌써 넘어섰습니다.
그런데도 일본인들은 우리나라의 수출에 대해 비웃습니다. 왜냐고요?
부가가치가 별로 없는 수출, 한 마디로 영양가 없는 수출이라는 것이지요.
수출액 대비 흑자금액의 비율인 흑자비율을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보시기 바랍니다. 98년과 99년은 외환위기 직후라 수입이 극도로 위축되었던 시기라는 특수사정이 있으므로 제외하고 보십시오.
우리나라 수출의 흑자비율이 형편없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일본과는 아예 비교가 안됩니다. 저임금에 의존해 부가가치가 낮은 수출을 하고 있을 것 같은 중국과 비교해도 낮고, 우리와 비슷할 것 같은 대만과 비교해도 낮습니다.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면, 국민들의 소비성향이 높아져서 수입이 늘어나서 그렇다든지 등등 해석이 가능하겠지만, 시종일관 이렇다는 것은 수출의 부가가치 자체가 낮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습니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요?
그 대답은 역시 일본인들이 말해줍니다. 그들은 우리나라를 보고 ‘일본 부품의 조립공장’이라고 부릅니다.
그들은 우리가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등으로 대표되는 우리 나라 수출 제조업의 비지니스 모델은 일본 부품의 조립 공장이라고 말합니다.
일본으로부터의 부품 수입 없이는 우리 나라의 수출 제조업은 성립되지 않는 구조입니다.
그 결과 필연적으로 우리나라는 일본에 대해 매년 막대한 무역적자를 계속 헌납하고 있습니다. 2007년 우리 나라의 무역흑자 총액이 150억 달러 정도인데, 대일무역 적자는 무려 299억 달러입니다.
우리나라는 매년 땀흘려 일해서 번 돈을, 일본에 무역적자로 헌납하는 경제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니 우리나라 수출의 부가가치가 낮을 수 밖에 없지요.

우리 나라 경제는 사실상 일본에 종속되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일본 종속적인 경제구조는 박정희 대통령 시절부터 비롯된 것입니다.
그런데 세월이 꽤 흘렀는데도 바뀔 줄을 모릅니다. 왜 그럴까요?

그건 우리나라가 그동안 중소기업을 키우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부품은 중소기업이 담당해줘야 합니다. 그런데 그동안 한국 경제는 중소기업을 키우지 못한 것이 아니라, 키우지 않았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중소기업이 크지 못한 데에는 대기업의 책임이 상당부분 있습니다.
사회적으로 이미지가 매우 좋은 대기업에 납품하는 중소기업들의 뒷 얘기를 들어보면 기가 막힌 경우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동안 국내대기업들은 중소기업의 납품단가를 무조건 후려침으로써 자신들의 수익만을 높이고 중소기업은 결국 문닫게 만든 경우들이 많았습니다. 우리 중소기업이 망하고 나면 대기업들은 일본 업체로부터 수입해서 쓰면 그만입니다. 유명 대기업에 납품하던 중소기업들 중에 핵심기술을 대기업에 뺏기고 문을 닫은 업체들도 꽤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가전제품, 핸드폰, 자동차, 선박 등등 제품은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섰는데, 거기에 부품을 공급하는 국내 중소기업들 중에는 세계적인 부품업체로 올라선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대기업들이 당장 눈 앞에 주어지는 작은 이익을 얻고자 중소기업을 착취하는 구조를 만들어놓았기 때문입니다.
이런 현상은 일본의 기업 풍토와 정반대입니다. 일본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하는 구조가 잘 갖추어져 있습니다. 그 덕택에 미국 제조업이 몰락하는 속에서도 일본 제조업이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이렇게 일본이 키워낸 중소기업들에게서 부품과 소재를 수입해서 씁니다. 그러니 우리나라 수출의 부가가치가 낮을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이처럼 중소기업을 키워내지 못한 우리나라의 풍토는 수출의 부가가치를 낮추었을 뿐만 아니라 우리 국가 경제 자체를 결정적으로 취약하게 만들었습니다. 중소기업은 국가경제의 허리입니다. 지금 우리 경제는 상체(대기업)만 비정상적으로 발달했고 허리가 턱없이 약해져서 부러질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그 이유는 중소기업들이 계속 죽어나갔기 때문입니다. 국내 고용의 85% 이상을 중소기업이 담당합니다. 대기업이 눈에 잘 띄고 돋보이기는 하지만, 대기업이 고용에서 담당하는 몫은 15% 도 채 안됩니다. 중소기업이 살지를 못하니 국내 고용이 살아날 리 없습니다. 국내의 고용이 살아나지 않으니, 국내의 소비가 살아날 수 없습니다.
중소기업이 허리라면, 우리 일반 가계들은 국가 경제의 든든한 밑받침인 하체입니다. 허리인 중소기업이 약해져서 고용이 살아나지 않으니 하체인 일반 가계들의 상황도 계속 나빠졌습니다.
지난 10년동안 우리 경제는 수출의존도가 계속 높아졌는데, 그 얘기는 내수가 계속 좋지 않았다는 얘기입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지난 몇 년 동안 수출은 계속 실적이 좋았는데, 내수는 통 살아나지 못했음을 기억하실 겁니다.
결국 국내 내수가 살아나고 우리 수출의 부가가치가 높아지려면, 곧 한국경제가 살아나려면 중소기업을 키워야 합니다. 이에 대한 책임은 정부 당국과 대기업 양쪽 모두에게 있습니다.
일본이 잘하는 점은 적극적으로 배워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 나라의 돌아가는 모양을 보면, 일본의 나쁜 점만을 배우고 잘하는 점은 배우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미국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경향이 나타납니다.
일본으로부터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하는 구조를 배워야 합니다. 당장 눈 앞의 이익만을 따진다면 비효율적일 수도 있는데, 왜 일본이 그리도 노력하여 중소기업을 육성하는지 그 이유를 배워야 합니다.
이상에서 서술한 내용이 한국이 중국, 일본보다 유달리 더 흔들리는 이유입니다. 물론 우리 경제규모가 그들보다 작아서 더 흔들리기도 합니다. 양적인 측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서는 다음 번 글에서 다뤄보려 합니다.
이 글에서는 한국 경제가 유달리 더 취약해보이는 이유를 질적인 측면에서 살펴보았습니다. 한국은 수출주도형 경제모델이라고 하는데, 그 수출조차 부가가치가 높지 못하니 외국자본이 불안하게 보고 탈출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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