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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한.중.일 3국의 상황과 디플레이션 세일러님 글 모음

  • 경제토론 한.중.일 3국의 상황과 디플레이션 [80]
  • 세일러 세일러님프로필이미지 번호 457795 | 2008.12.22 IP 125.129.***.46 조회 7649 주소복사
앞 글에서는,
미국의 GDP가 지난 십년 정도의 기간 동안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에 큰 변화가 없었지만, 세계 전체의 무역적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급격히 늘어났다는 사실,
그로 인해 무역흑자에 의존하는 국가들인 한..일 동아시아 3국의 미국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아졌다는 사정을 설명드렸습니다.
실제로 미국에서 시작된 경제위기로 미국의 소비가 위축되니 대뜸 우리나라 11월 수출이 18.3%나 감소했습니다. 그동안 환율이 폭등했음을 고려하면 수출이 대폭 늘어나는 것이 정상입니다. 그런데도 거꾸로 18.3%나 감소했습니다.
사실 이렇게 빠른 속도로, 이렇게 큰 폭으로 그 영향이 나타나리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우리의 수출과 경제가 얼마나 미국의 소비에 의존하는 것이었나 느낄 수 있는 대목입니다.
미국 말고 다른 지역이 세계 경제를 위한 새로운 성장동력이 되어줄 수는 없는 걸까요?
가령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거론되던 BRICs 국가들을 살펴보겠습니다.
러시아와 브라질은 천연자원의 가격이 올라가면서 수출액이 늘어나 경제가 살아났습니다. 원유와 천연가스 가격이 올라가면서 러시아의 기세는 등등해졌습니다. 경제성장률은 높아지고, 외환보유고는 급증했습니다.
경제성장은 국민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끌어내면서 푸틴 정권을 공고하게 했습니다. 푸틴 정권은 이러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EU와 마찰이 생기자, EU로 가는 천연가스 파이프의 밸브를 잠궈버림으로써 EU를 굴복시켰고, 금년에는 그루지야를 둘러싸고 미국과 노골적으로 대립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떴습니까? 원유가격이 급락하니 나라 전체가 휘청거리고 있습니다. 원유가격 급등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많이 거론되던 것이 중국의 급성장과 이에 따른 원유수요 증가였는데, 중국의 급성장은 미국의 과소비로 가능했으니 결국 러시아의 경제호황이라는 것도 미국의 과소비에 의존했던 셈입니다.
천연자원 수출 비중이 큰 브라질도 마찬가지입니다.
인도의 경우는 미국을 위시한 선진국들의 IT 서비스업(시스템 엔지니어링, 콜센터 등)을 아웃소싱 받아 성장했습니다. 미국 중심의 선진국 경기 위축의 직접 타격을 받고 있습니다. 재정적자의 규모도 엄청나서 자체적으로 성장동력 구실을 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BRICs 국가들 사정이 이렇고 원유수출에 의존하던 중동국가들 사정이야 말할 것도 없습니다. 원유가가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나왔던 분석 중에, 두바이유 가격이 40달러 밑으로 떨어지면 중동국가들마저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전망됐었는데 요새 그 밑으로 떨어졌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수출 대상 1위국이 미국에서 중국으로 바뀌었습니다. 이를 두고 미국시장이 위축돼도 예전보다 타격이 덜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입니다. 중국으로 나가는 우리 수출은 태반이 수직적 수출(부품, 반제품이 중국으로 가서 조립을 거쳐 미국으로 가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11월 전체 수출실적이 18.3%가 줄었는데, 대중국 수출은 27.8%나 줄어들어서 이런 관계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EU의 경우 유로라는 공동화폐를 도입하고 역내 결속력을 키웠지만, 결국 미국을 중심으로 하여 전세계 경제가 호황을 보이니 괜찮았던 것입니다. EU는 인구구조가 노령화 단계로 접어들어 지금도 사회보장비 지출이 엄청나고 앞으로도 더욱 늘어날 것입니다. 지난 십수년간 정체상태를 보이고 있고 앞으로도 경제가 활력을 보이기 어렵습니다.
이런 식으로 따져보면 결국 현시점까지는 미국을 제외한 다른 지역이 세계 경제를 위한 새로운 성장동력이 되어줄 수 없는 형편입니다. 결국 지난 십 년 정도의 기간 동안 전세계가 누렸던 경제성장은 미국의 과소비에 의존해왔던 셈입니다.
지난 수 년 동안 우리 나라를 비롯한 이머징 국가들의 주식시장이 큰 상승을 보이면서 디커플링이라는 말이 유행했습니다. 선진국 시장이 침체하더라도 이머징 국가의 경제는 타격을 받지 않고 별도로 성장할 수 있다는 논리였습니다.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허망한 논리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럼 이제 미국에서 시작된 경제 위기로 전 세계가 흔들리는 상황 속에서 한..3국의 처지는 어떤지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각국의 경제 상황을 다음 표에서 살펴보겠습니다. 각국의 수출의존도를 눈여겨보시기 바랍니다.


GDP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인 수출의존도를 보면, 우리나라와 중국의 수출의존도가 무지 높은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40%에 육박하는 수출의존도는 사실 지나치게 높은 것입니다. 수출의존도가 이렇게 높게 되면 국가경제가 외부 환경의 변화에 매우 취약하게 됩니다.
지금 우리나라가 겪고 있는 곤란이 이런 취약성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국민들 대부분이 수출이 많을수록 좋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매우 잘못된 생각입니다. 일본처럼 내수가 받쳐주면서 수출이 늘어나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상태에서 수출만 늘게 되면 국가경제가 매우 취약한 상태에 놓이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측면이 사실 그동안 좀 의도적으로 감추어진 측면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대기업들은 대부분 수출기업입니다. 그리고 메이저 언론사들은 광고수입 때문에 대기업 눈치를 봅니다. 정부도 비슷합니다. 올 봄에 정부에서 환율을 끌어올리면서 했던 말이, 환율 끌어올려서 수출 늘어나게 하겠다는 것이었지요. 결국 대기업들의 이익을 위한 조치였습니다.
하여튼 우리는 지금 한국경제의 수출의존도가 지나치게 높기 때문에 생기는 부작용을 톡톡히 치르고 있고, 앞으로 더 치러내야 되리라고 봅니다. 이는 중국도 마찬가지입니다.
표에서 보면 독일의 수출의존도가 우리나 중국보다 높은데 독일은 상대적으로 괜찮습니다. 앞에서도 EU의 상황을 설명했지만 독일의 수출은 EU 역내 수출이 많습니다.
지도에서 독일지도를 한 번 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독일은 많은 나라들과 국경을 맞대고 있어 주변국들과 긴밀하게 얽혀 있습니다. 국경 넘어 출퇴근도 많이 합니다. 한 나라의 경제가 이렇게 주변국들과 긴밀하게 얽혀 있으면 외부적인 충격에 강하게 됩니다. 맷집이 좋아진다고 할까요
거기에다 EU는 유로라는 단일화폐를 쓰고 있습니다. 어찌 보면 EU 역내 수출은, 사실상 수출이라기 보다 미국 같은 연방국가 내에서 서로 다른 주끼리 거래를 주고받는 개념이 강합니다.
물론 독일의 수출이 모두 EU 역내 수출인 것은 아닙니다. 역외 수출의 경우 이번 세계 경제위기로 타격을 받을 것입니다. 하지만 독일의 수출은 미국 등 특정국가에 편중되어 있지 않은 강점이 또 있습니다.
이러한 독일의 사례는 앞으로 우리나라가 나아갈 방향을 시사하는 면이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나중에 써보겠습니다.
표에서 보면 일본의 수출의존도가 15%가 채 안됨을 알 수 있습니다. 일본은 수출을 엄청나게 하는 것 같지만 내수도 발달한 나라입니다. 인구도 상당한 규모가 됩니다.
하지만 일본도 이번 위기에서 편안하지만은 않습니다. 일본은 내수비중이 크긴 한데, 내수가 계속 정체상태에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경제를 아주 조금이라도 성장시키려면(금년 성장률 예상치 0.3%, 모건스탠리) 결국 그 성장폭은 모두 수출에서 나와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의 소비 위축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합니다.
지금 당장은 엔캐리 자금의 환류 때문에 환율이 급등하고 있고, 지난 십수년간 경제가 워낙 침체상태였던 지라 거품이 낄 여지가 없어서 상대적으로 괜찮아 보입니다. 하지만 앞으로 세계적인 실물경제의 침체가 계속되고 급격한 엔고 현상 때문에 수출의 타격이 가시화되면 결코 편안하지 못하리라고 보입니다.
미국의 수출의존도가 8%가 채 안된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에 경제위기가 미국에서 비롯됐고 이 때문에 전 세계 각국이 난리가 난 듯 한데, 정작 미국 본인은 다른 나라들에 비해 제일 여유있는 모습을 보이는 이유 중의 하나가 이 때문입니다.
세계 경제가 얼어붙어 수출이 줄어도 타격이 제일 적고, 30년대 식 공황이 다시 와서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돼도 타격이 제일 적습니다.
미국이라는 나라는 인구수, 넓은 국토면적, 식량자급률, 원유를 비롯한 천연자원까지 모든 것을 갖춘 나라입니다. 거기에 더해 과학기술에 군사력, 아직까지는 앞서가고 있다고 보이는 문화와 민주화된 정치체제까지 갖추었지요. 진실만이 말을 하게 되는 순간에 가장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는 것이지요.
중국에 대해서는 좀 뒤에 살펴보겠습니다.
이상에서 살펴본 것처럼 이번 위기로 인해 수출의존도가 높은 나라들이 곤욕을 치르고 있는데요, 미국의 소비가 둔화될 때 동아시아 각국의 수출이 얼마나 타격을 받게 되는지 분석하여 제시된 수치가 있습니다. 일본은행에서 제시한 수치인데 2005년 자료입니다.
이 수치는 앞선 글, ‘추천도서 리스트에 소개드린 '세계 경제의 그림자, 미국' P.68에 실려있는 자료입니다. 제 글 미국 때문에 전 세계가 흔들리는 이유에서 활용한 분석 툴도 이 책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습니다. 이 책은 미국이 세계 패권을 유지하는 시스템에 대한 연구분석서로 탁월한 명저라고 생각합니다. 관심있는 분은 이 책 꼭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일본은행의 분석에 따르면, 미국의 소비가 1% 둔화될 때 동아시아 각국의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다음과 같습니다. (일본은행에서 제시한 이 수치는 2005년에 발표된 것이라 좀 오래된 감이 있습니다. 혹시나 글 보시는 분들 중에 일본 자료 검색으로 최신 자료를 얻을 수 있는 분이 계시다면 감사하겠습니다.)

이 수치를 토대로 앞선 표에서 제가 제시한 각국의 수출의존도를 바탕으로 GDP 성장률에 미칠 영향을 계산할 수 있습니다. 그 결과는 아래와 같습니다.


미국의 소비 1% 둔화가 2차 년도의 경우 각 국의 GDP 성장률에 - 1.4% 가까이나 영향을 미치게 됨을 알 수 있습니다. 만약 미국의 소비 위축이 내년 1%, 그 다음 해 또 1% 이렇게 연속된다면 동아시아 각국의 GDP 성장률에 미치는 영향도 중첩되어 나타나게 되므로 - 2% 이상의 충격을 미치게 됩니다.
일본의 경우 수출의존도가 낮기 때문에 GDP 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이 - 0.60%로 줄어들었지만, 금년 일본의 GDP 성장률 전망치가 0.3% 정도(모건스탠리의 예상치)임을 고려하면, - 0.60% 라는 성장률 하락이 일본 경제에 미칠 영향이 결코 작지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중국의 경우는 작년 GDP 성장률이 11.9% 였고, 올해의 예상치가 9.9% 가량 됩니다. 내년에는 GDP 성장률 8% 사수를 목표로 내수부양에 사활을 걸고 노력중입니다.GDP 성장률 8% 사수 전쟁’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필사적으로 노력중인데, 중국에서 성장률 8%에 이토록 집착하는 이유는 “연간 2000만 명의 신규 일자리를 보장하는 마지노선이 성장률 8%(북경일보)이기 때문입니다.
중국으로서는 연착륙이 가능한 한계 성장률이 8%이고 이 밑으로 떨어지면 경착륙인 것입니다.
서부 내륙의 미개발 농촌 지역으로부터 동부의 도시지역으로 매년 밀려들고 있는, 2000만명에 달하는 구직자들의 행렬(이들은 입에 풀칠이라도 하기 위해 날품팔이 일자리라도 얻고자 도시지역으로 밀려드는 것입니다), 이들을 적절히 경제 내에 흡수하지 못하면 중국은 바로 사회불안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요새 경제사정이 어려워지다 보니 벌써 중국 전역에서 생계형 시위와 소요사태가 빈발하고 있습니다. 원래 외부에는 잘 드러나지 않았었는데, 며칠 전에 우리 9 뉴스에도 크게 보도되더군요. 중국 내부 상황이 벌써 상당히 심각함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중국의 내수부양은 체제수호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그 만큼 필사적으로 매달릴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우리의 경우는 성장률 2%가 고용의 변곡점입니다. 성장률이 2%에 머물게 되면 신규 일자리가 거의 생겨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기획재정부 장관도 국회 질의 답변 과정에서 내년 성장률이 2%대로 떨어질 것 같다고 인정하는 등 슬슬 2%대 성장률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입니다.
그렇게 되면 신규 고용이 생겨나지 않습니다. 결국 내년 2월이면 고용시장에 새로 쏟아져나올 신규 대졸자들이 갈 곳이 없게 되는 것입니다.
지금 한국 경제가 그래도 기댈 곳은 중국의 필사적인 내수 부양책입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촉발된 초기에는 중국 경제가 세계 경제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는 목소리가 컸습니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보면 그 기대감이 점점 줄어드는 양상입니다.
중국의 이 내수부양책이 적시에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낙관과 비관 양 측면이 다 존재합니다.
중국의 수출의존도가 우리 나라와 같이 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수준이라는 것은 앞에서 말씀드렸습니다. 여기에 더해 중국 국내 경제를 들여다봐도 고정투자 비율이 40%나 된다는 약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선진국 경제의 경우 고정투자율이 20% 초반입니다. 우리 나라는 29% 정도됩니다(이것도 너무 높은 것입니다). 중국의 고정투자율 40%(06년 기준, 이게 최신자료)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것이고, 비정상적인 수치라고 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그동안 중국 경제가 워낙 고도성장을 해온 결과입니다.
문제는 고정투자라는 것은 일반 소비지출에 비해 경기를 심하게 탄다는 점입니다. 지금 세계 경기가 얼어붙고 있습니다. 그럼 그동안 이루어진 중국의 과도한 고정투자는 모두 과잉투자가 되어 버리고, 앞으로 새로이 고정투자가 이루어질 여지가 적습니다.
또한 중국의 지난해 주거용 부동산 투자는 GDP10% 정도 됩니다(월스트리트 저널 아시아판). 부동산발 금융위기가 터진 미국(4.6%)의 두 배입니다. 중국의 주거용 부동산 버블이 미국 이상이었음을 짐작케 합니다.
우리도 건설투자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9%(주거용만은 아닙니다)나 되어 지나치게 과다합니다. 이런 부분들이 앞으로 치러내야 할 한국경제의 부담으로 남아있습니다.
이상에서 살펴본 것처럼 중국 경제의 GDP규모가 올해 말에는 독일까지 제치고 세계 3위로 올라설 예정이지만, 지나친 수출비중, 과도한 고정투자 비중을 제하고 순수한 내수 소비지출 만을 떼어놓고 살펴보면 매우 작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사정 때문에 중국 경제가 세계 경제를 위한 성장동력 구실을 하기가 어려운 것입니다. 또한 우리가 중국 경제에 대한 과도한 낙관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이상이 중국 경제에 대한 비관론이라면, 긍정적인 시각도 있습니다. 중국 관리들은 글자 그대로 완전히 미개척 상태로 남아있는 중서부 지역과 농촌 시장만 부양해도 9% 성장은 어렵지 않다고 자신만만하기도 합니다.
또한 중국 경제에 대해 한 가지 고려할 사항은, 중국은 통계수치로 잡히는 것 이상으로 실질적인 경제 규모가 더 클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일례로 중국의 인구가 정말 몇 명인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중국이 그 동안 산아제한 정책(1가구 1자녀)을 워낙 엄격하게 해왔기 때문에 농촌 지역에서는 딸이 태어날 경우 아예 호적신고를 하지 않았습니다(남아를 더 낳기 위해).
농촌 지역에서는 물물교환을 통한 경제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집니다. 지하경제의 규모도 엄청납니다. 이런 부분들은 모두 경제활동으로서 통계에 잡히지 않는 부분들입니다.
중국에서 추진하는 내수부양책이 다른 나라들과 달리 체제수호 차원에서 필사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에도 기대를 걸어볼 만 합니다.
이상 양 측면을 살펴볼 때 중국의 내수부양이 효과를 발휘할 지, 이로 인해 우리 한국경제가 좀 덕을 볼 수 있을지는 현재로서는 낙관도 비관도 하기가 어렵습니다. 좀 더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하여튼 세계의 경제평론가들 말처럼 ‘수출주도형인 동아시아 경제모델’이 일대 위기를 맞은 것은 사실입니다. 그동안 경제를 운용해오던 패러다임 자체(단순히 정책만이 아니라 경제를 대하는 우리의 사고방식 자체까지)를 바꿔야만 하는 시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근본 패러다임을 바꾼다는 것은 언제나 어렵습니다. 많은 시행착오와 고통이 따르게 됩니다. 이렇게 경제의 패러다임을 바꿔야만 하는 내년 1년이 우리 나라에게는 가장 힘든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까지 세계 경제의 상황을 살펴보았습니다. 이렇게 세계 경제가 돌아가는 구조를 알아야 앞으로 어떻게 전개되어 나갈 지 감을 잡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앞서 미국의 과소비 정도에 대해 말씀드렸는데요, 미국의 1년 무역적자 – 8,115억달러(06년 기준)는 미국의 GDP 대비 - 6.2% 정도가 됩니다. 이 얘기는 미국 국민들이 자신들의 경제적인 능력보다 6.2% 만큼 과소비를 해왔다는 얘기입니다.
그리고 그 정도만큼 미국 경제 내에 일종의 초과수요가 그 동안 존재해왔다는 얘기가 됩니다.
미국의 무역적자 – 8,115억달러는 직접 세계 GDP 규모와 비교해도 1.7%에 달하는 엄청난 양입니다. 역시 그 만큼 세계 경제 내에 일종의 초과수요로 존재해왔습니다. 1.7%를 작다고 생각하시면 안됩니다. 한 국가의 GDP1%P 늘리는 것도 무지 어려운 것이고, 그 경제적 파급효과는 대단한 것입니다.
그동안 세계 경제 내에 존재했던 1.7%의 초과수요(미국의 과소비로 인한)로 인해 세계 각국 경제가 비교적 순탄하게 성장해왔던 것입니다.
이렇게 세계 경제의 성장을 이끌었던 미국의 과소비, 미국의 버블에 의존했던 과소비가 버블이 꺼지면서 지금 급속하게 위축되고 있습니다. 그동안 존재했던 초과수요가 갑자기 사라져버리게 되니 세계 경제가 갑작스럽게 ‘초과공급’ 상태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동안 세계 경제의 호황으로 많은 나라들이 설비투자를 늘렸습니다. 중국, 러시아, 브라질, 인도 등 브릭스 국가들, 오일달러가 넘쳐나던 중동국가들, 고도성장 대열에 합류한 동유럽 국가들, 자원부국으로 새로이 떠오른 중앙아시아 국가들 등등… 모든 나라들이 설비투자를 급속히 늘리면서 경제 성장의 대열에서 타국보다 앞서나가려고 노력했습니다.
디플레이션은 경제 내에 ‘초과공급’이 존재할 때 생겨납니다. 수요에 비해 초과공급 상태가 되면 상품의 가격이 떨어지게 됩니다. 상품의 가격이 떨어지게 되면 기업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한계기업들이 도산하게 됩니다.
이로 인해 경기 침체가 일어나게 되고, 경기 침체로 소득이 줄어들게 된 가계는 소비를 줄일 수 밖에 없게 됩니다. 그럼 수요가 더욱 줄어들게 되고, 한계기업들이 도산해서 공급이 일부 줄었음에도 계속해서 초과공급 상태가 이어지게 됩니다. 이 와중에 기업들이 도산하면서 채권을 회수하지 못하게 된 은행들은 대출 활동이 위축되게 됩니다. 그럼 경기 침체는 더욱 악화됩니다.
이런 악순환이 계속 확대 반복되는 것이 디플레이션이고 이 과정이 급격하게 벌어지면 공황이 되는 것입니다.
그동안 경제호황으로 브릭스 국가들을 위시하여 증설 경쟁을 벌였던 설비투자의 결과가 초과공급 상태를 만들어내게 된 것입니다.
여기까지 해서 현재의 세계 경제 위기가 디플레이션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을 만들어내고 있는 제반 사정을 설명드렸습니다.
추신:
디플레이션에 대해 설명드리다 보니 좀 마음이 무거워져서 이런 말씀 올리기가 부적절할 수 있겠습니다만, 어제 저와 저의 아내에게 격려의 말씀을 전해주신 모든 분들께 이 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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