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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정신문화와 글로벌 트렌드(가림토 천부경 사진 포함) 조의선인

한국의 정신문화와 글로벌 트렌드
[브레인 2007-11-13 15:09:56]

[기획] 한국적 창의력이 미래를 이끈다

창의성의 발현을 개인이 아닌 국가, 민족 단위로 확대할 때, 우리는 그 나라의 역사적 시간과 문화적 토양을 되짚어보지 않을 수 없다. 창의성을 의미하는 새로움과 사고의 확산이 대부분 조화와 융합, 관계성을 중시하는 토양 위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한국적 창의성을 살펴보는 것은 곧 한국이 걸어온 지난 시간과 더불어 오랜 정신문화적 자산이 무엇인지 되돌아보는 데서 시작된다.

한국의 대표적 석학 이어령 씨는 그의 최근 저서 《디지로그》에서 ‘청룡열차를 탄 한국’이란 표현을 썼다. 외국인들은 한국의 정치경제 상황을 놓고 곡예와 같은 아찔한 청룡열차와 같다고 이야기하지만, 한국은 오히려 불가사의하게도 청룡열차처럼 완전한 추락 없이 나름대로 구심력과 원심력의 좌우 균형감각을 가지고 역사의 궤도를 강하게 질주한다고 했다. 아마 한 나라의 지난 반세기를 영화로 만든다면, 한국이 모든 영화상을 휩쓸고 남을 만큼 우리의 역사에는 극한의 희로애락이 압축되어 녹아 있다.

창의성을 ‘새로움과 사고의 확산’이라 일컫지만, 그것이 제대로 발휘되기 위해서는 경험과 지식의 축적은 기본이다. 아무것도 뇌 속에 내재된 것이 없는데, 뚱딴지같이 전래에 없던 것이 쏟아져 나오지는 않는 법이다. 세상의 경험이 다양할수록, 깊은 지식을 가질수록 창의성 발현의 가능성이 그만큼 커지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그러한 면에서, 한국인들만큼 압축된 경제 성장, 질곡 어린 정치 변화, 혁명적 기술 발달을 이룬 나라는 없을 것이다. 극한의 굶주림은 삶의 의지를 불러일으켰고, 짓누르는 독재의 칼날은 신념을 불타오르게 했으며, 나라를 잃었던 어리석음은 교육의 기치를 높이 걸고 거침없는 변화의 도전 앞에 스스로를 내몰게 했다. 한국인의 뇌는 지난 반세기 동안 그야말로 엄청난 자극과 숱한 체험 정보 속에서 살아왔던 셈이다. 그 같은 시대적 상황이 뇌의 창의성을 꽃피우는 데 커다란 토양이 되었음을 짐작하는 것은 무리가 아닐 것이다.


<1> 한글 속에 내재된 조화와 융합의 문화

세계에서 가장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글자로 평가받는 ‘한글’을 살펴보자. 우선 한글은 최소 단위의 음가를 표현하는 가장 발달한 표음문자로 첫 손가락에 꼽힌다. 한글은 기본 구성만 알면 발음기호 없이 읽을 수 있고 무슨 글자든 그대로 다 읽고 쓸 수 있다. 또한, 최소한의 기본 글자를 만든 뒤 여기에 획을 더해가며 글자를 파생시킬 수 있는 가장 과학적인 음소문자이다.

예를 들어, 기본자 ‘ㄱ’에 획을 더하여 ‘ㅋ’을 만들고, 기본자 ‘· , ―, |’을 서로 조합하여 ‘ㅗ, ㅏ, ㅜ’를 만드는 식이다. 훈민정음 해례 서문에 ‘슬기로운 이는 아침 먹기 전에, 어리석은 이라도 열흘이면 깨우칠 수 있다’고 한 것이 결코 거짓은 아닌 것이다. 더불어, 하늘, 땅, 사람을 의미하는 천(·), 지(―), 인(|) 삼재에는 어떤 글자도 만들 수 있는 조화의 원리가 담겨 있다.

한글의 우수성은 정보화 사회에서 그야말로 폭발적인데, 한글의 업무 능력은 한자나 일본어에 비해 7배 이상의 경제 효과가 있다는 보고도 있을 만큼 정보 전달과 표현력에 있어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로마자 공세에 굳건히 살아남은 워드프로세서는 오직 한글뿐이며, 혹자는 한글이 컴퓨터를 염두에 두고 창제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우스갯소리까지 할 정도다. 한글이 가진 조화와 융합의 철학이 창의성을 꽃피우는 밑거름이 됨은 눈여겨보아야 할 것이다. 결국,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죽는 순간까지 매일매일 창의성의 씨앗을 뿌리며 살아가는 셈이다.


<2> 동양의 정신이 글로벌 경영의 화두로 부상

지식, 정보화 사회가 계속되고 발달된 디지털 기기들이 삶 깊숙이 파고들면서 21세기는 지금껏 없었던 새로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 기술혁명이 가져온 하이테크 시대가 계속될수록 넘쳐나는 정보와 편리한 디지털 문명 속에 사물을 꿰뚫어볼 수 있는 통찰력과 직관적 능력을 갖춘 창의적인 인재가 필요해진다. 동시에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흔들리지 않는 자아에 대한 깊은 성찰과 함께 개개인의 내면적 충만감이 미래 기업의 새로운 조건으로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환경 변화 속에서 글로벌 기업들이 동양의 명상과 경전 등을, 21세기 화두로 손꼽는 ‘창의성Creativity’ 개발과 더불어 경영혁신의 새로운 대안으로 접목하고 있어 새삼 동양이 가진 문화적 깊이가 주목받고 있다.

2천 년대 들어 미국 내 명상 인구가 1천만 명을 넘어서면서, 동양의 명상meditation은 일상생활 속에서의 내적 충만감 형성과 스트레스 조절을 넘어 일반 기업의 창의성 개발 도구로까지 확대된 지 오래이다. 최고의 인터넷 기업인 구글, 세계 최고의 창의적 CEO 및 기업으로 손꼽히는 스티브 잡스와 애플사는 공식적으로 명상을 할 수 있는 시간을 할애하거나 명상 강좌를 개최한다. 특히 스티브 잡스는 명상을 경영에까지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외에 도이치은행, 하니웰, 휴즈항공 같은 글로벌 기업도 명상 수련을 실시하는 등 글로벌 기업들의 명상 도입은 이미 하나의 트렌드가 되었다.

또한 미국의 글로벌 기업들을 중심으로 동양의 경전들을 경영에 도입하는 독특한 흐름이 생겨나고 있다. <비즈니스위크>지는 이러한 조류를 ‘카르마 자본주의Karma Capitalism’라고 명명했다. 주로 인도의 대표적 경전인 바가바드기타 등 인도·힌두교 철학에 바탕을 두고 경영과 컨설팅 분야에 속속 도입되고 있다. 1980~1990년대 주주자본주의가 유행했을 때 《손자병법》이 경영의 화두로 자리했던 것처럼, 이제 동양의 경전으로 바뀌어가는 것으로 보인다. 최첨단 기술로 무장한 글로벌 기업들이 시간이 갈수록 우리가 애써 외면하고 있는 동양의 정신문화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은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만드는 일일 것이다.


<3> 돌아봐야 할 우리의 정신 자산

SBS의 인기 드라마 <연개소문>을 보면 ‘조의선인’들이 심신수행을 하는 장면들이 여럿 나오는데, 이때가 지금으로부터 1천500년 전이다. 조의선인早衣仙人이란 검은 빛깔의 조복을 입은 선인이란 뜻으로, 선인은 ‘선배’의 이두식 표현이기도 하다. 조선상고사에서 단재 신채호 선생은 ‘고구려의 강성은 선배제도의 창설로 비롯된 것이다’라고 하였으며, 그 역사는 신라의 화랑보다 훨씬 오래된다. 연개소문, 을지문덕 등도 모두 조의선인 출신이며, 이들은 특히 선도라고 하는 신선도 수련을 생활화했는데, 조의선인은 누구보다도 사물과 현상을 깊이 인식하며 심신을 수련했다고 한다.

조의선인의 역사는 고조선시대로 거슬러올라가, 단군조선의 국자랑國子郞에서 전해졌다고 하니 현재 국내에 널리 대중화되어 있는 심신 수련의 역사적 깊이를 짐작할 만하다. ‘명상’이라고 하면 모두가 인도의 요가를 떠올리지만 한국은 그 역사와 깊이에 있어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이다. 고조선의 건국이념이자 대한민국의 교육이념이기도 한 ‘홍익인간弘益人間’의 정신적 바탕은 하늘, 땅, 사람이 하나라는 천지인天地人에서 나왔고, 그 뿌리에는 한민족의 3대 경전이라 불리는 <천부경>, <삼일신고>, <참전계경>이 있다. 특히, 천부경天符經은 신라 최치원이 옛 비석에서 고각본을 찾아내어 전한 것으로, 81자 안에는 우주만물의 생성과 창조, 조화의 원리가 담겨 있으며 홍익인간의 바탕인 천지인 정신도 천부경에 뿌리를 두고 있다.

주목할 만한 것은, 해외 글로벌 기업들이 인도 경전에서 시대적 통찰력과 미래 경영의 열쇠를 찾고자 하는 이때, 국내 대표적인 산업교육 기관이자 컨설팅 기업인 (주)유답이 <천부경>을 바탕으로 한 ‘화답’이란 프로그램으로 해외 글로벌 시장 개척에 나선다는 것이다. 한민족의 경전이 인도 경전의 자리를 대신할 때가 머지 않았을지도 모를 일이다.

기술 혁명과 지식 정보화사회를 맞이해 세계는 새로운 방향으로 변모하고 있다. 20세기 산업사회를 이끌었던 지난 시간을 뒤로하고, 이제 거꾸로 서구를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들이 동양의 자산에 눈을 돌리고 있음은 그간 외래의 정신과 사상에만 환호를 해오던 우리를 돌아보게 한다. 21세기 기업과 인재의 키워드로 손꼽히는 ‘창의성’의 열쇠 중 하나가 우리가 애써 외면했던 우리의 정신문화적 자산 속에 있음은 미래에 대한 새로운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준다.

글·장래혁 editor@brain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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